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달라졌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 ‘입틀막’ 관련 MBC 보도를 신속심의 안건으로 올려놓고선 정작 ‘문제없음’ 결정을 내렸다.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심의에선 진행자 하차를 이유로 제재 수위를 경감하기도 했다. 정부 비판 보도에 잇따라 중징계를 내리던 흐름이 바뀐 것이다.
방심위는 2일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를 열고 MBC ‘뉴스데스크’(2024년 1월18일, 2024년 1월19일) 방송에 3인 과반으로 ‘문제없음’ 의결했다. 2인(류희림·이정옥)이 법정제재를 전제로 한 제작진 의견진술 의견을 냈지만 소수였다.
‘문제없음’ 의견을 내린 3인(황성욱·문재완·윤성옥) 중 야권 추천 위원은 윤성옥 위원뿐이다. 국민의힘 추천 황성욱 위원과 윤석열 대통령 추천 문재완 위원이 동시에 대통령 관련 MBC 보도에 ‘문제없음’ 의견을 내린 것은 최근 방심위의 제재 의결 흐름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다.
더군다나 해당 안건은 정부여당 추천 위원들 주도로 ‘신속심의’에 올렸다. 결과적으로 방심위가 MBC 보도에 ‘문제없음’ 의견을 내리기 위해 신속심의 절차를 가동한 모양새가 돼버렸다.
윤성옥 위원은 회의에서 “이 안건은 위원 3인 이상이 신속심의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 3인이 ‘문제없음’이다. 이게 어떻게 된 건가”라고 물었다. 방심위 사무처는 “신속심의 안건은 방송소위뿐 아니라 전체 위원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소위에 속한 방심위원은 5명이다. 방송소위에 속하지 않은 다른 3명의 위원 포함해 신속심의 결정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윤성옥 위원은 “신속심의를 올리는 게 무슨 기준인지 모르겠다. 신속심의 필요성이 있다고 위원들이 판단하면 왜 신속심의 안건인지 설명을 해야 한다. 그래야 심의를 받은 방송사들도 대비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